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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와 대중문화 騎虎之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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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17 월드 인베이젼 : 새로울 게 없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1




감독 : 도날드 리브스만
배우 : 애론 에크하트, 미셀 로드리게즈, 브리짓 모나핸
줄거리 : 1942년 LA UFO 대공습 사건 이래 지난 수십년간 UFO 목격 사례는 전세계 각지에서 꾸준하게 보고되어 왔다. 2011년, 거대한 유성 떼가 지구에 떨어지고, 사상 최대의 유성쇼에 들떠있던 세계 각 도시는 정체불명의 적으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고 초토화된다. LA 주둔군 소속 낸츠 하사(아론 에크하트)는 자신의 부대를 이끌고 지금껏 싸워본 적 없는 적들에 맞서 사상 최대의 반격 임무를 맡아 전면전에 참가하게 되는데...
네이버 평점 : 7.96
Noin 평점 : ★★



 재미있게 본 영화에 나온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에 기대감과 반가움을 느끼는 건 어쩜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배트맨-다크나이트-」를 참 재미있게 본 편인데요. 제게 있어서 그 영화는 히스레저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 알게 된 영화이기도 했지만, 애론 에크하트라는 배우를 흥미를 가지고 보게 만든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전까지 다양한 영화에 조연 및 악역으로 열연했던 그였지만, 아무래도 그 존재감을 크게 내보인 영화는 「배트맨-다크나이트-」가 아닐까 하니다. 그런 그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다 터프한 여군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미셀 로드리게즈나 제겐 「아이로봇」여주인공으로 기억되는 브리짓 모나핸의 출연 역시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때로 영화 자체보다는 출연한 연기자에 대한 반가움으로 영화가 좋아지는 때가 있는 법입니다. 하하.

 아무튼 그런 이유로 반갑게 본 영화 「월드 인베이젼」. 외계인 침공을 다룬 영화이니 만큼 화려한 화면에 있어서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입니다. 또한 정형화된 외계인 침공 영화의 진부함을 벗어나기 위해 자기만의 특색을 갖추기 위한 나름의 비장의 무기 역시 있는 영화이죠.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무기 때문에 오히려 외계인 침공 영화로서의 색을 잃어버리면서 어중간한 영화가 되어버리고 말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술력이 월등히 뛰어난 외계인의 침공 자체는 이젠 너무 진부해져서 이 자체로는 그 어떤 매력도 가질 수 없게 된 게 사실입니다. 이 진부함을 없애기 위해선 스토리 자체에 나름의 특색을 설정해야만 하죠. 「우주전쟁」에선 그것이 바로 부정이었고, 「디스트릭트9」에선 외계인들에 대한 인간들의 핍박과 인간의 외계인화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엔 여러로모 사유할 거리를 많이 끌어낼 수 있었던 좋은 영화였죠. 

 「월드 인베이젼」의 경우 이 무기는 소규모 부대의 일반인 구출입니다. 대규모 전투신이나 화려한 폭격을 포기하는 대신에, 소규모 부대가 상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거죠. 이를 통해 긴장감과 긴박함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시도가 외계인 침공이라는 설정에 아름다운 장식보다는 오히려 기본 설정의 맛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냈다는 점에 있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  영화를 보고나면 세뇌된 것처럼 도저히 잊어버릴 수 없는 말이 있습니다. " Retreat, hell!"이 바로 그겁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한 미군 장교가 했던 말이라고 하는데요. 후퇴는 없고, 반드시 임무를 달성하고 말겠다는 군인 정신(해병대 정신)을 잘 표현하는 문구라고도 할 수 있죠. 반복해서 이 말을 외치며 해병대원들은 임무에 충실합니다. 「우주전쟁」이나 「디스트릭트9」의 경우엔 사실 SF판타지 영화에 나름 깊이있고 센스있는 사유거리들을 첨가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주전쟁」의 경우, 부정을 쉽게 다루었더라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야만 했을 겁니다. 「월드 인베이젼」의 단점은 「우주전쟁」과는 다르게 자신의 무기로 삼은 설정을 가볍게 다루었다는 데에 있습니다. 진부함을 걷어낼 신선함과 깊이가 아닌 진부함을 다른 진부함으로 덮고마는 실수를 범한 겁니다. 때문에 색다른 외계인 침공영화가 아닌 외계인이 나오는 그저 그런 해병대 영화가 되어 버렸죠. 군인에 대한 전형적인 인식을 비틀지 않고 200% 끌어안고 간 탓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Retreat, hell"밖에 남는 것이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이 영화. 외계인이 나오지 않고, 구출 대상이 일반인이 아니라 군인이라는 점에서 다르긴 하지만 한편으론 한 형제로 봐도 무방할 듯한 「블랙호크다운」의 경우, 우린 그 안에서 정형화된 군인정신 이상을 발견하고, 고심하게 됩니다. 이 영화가 아쉬운 점은 그와 같은 성과가 이 영화 안엔 없다는 점입니다.


 

 소규모 전투신의 긴장감과 긴박감은 수준이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상을 뛰어넘는 탁월한 수준은 아닙니다. 반가운 배우들은 자신의 출연작들 수가 괜히 많은 게 아니었음을 잘 보여줬습니다. 만일 화려한 블록버스터로 기분 전환을 하고 싶으시다면, 보셔도 무방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추천 정도는 아니어도 본다고 해서 딱히 안타까워할 정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시라면, 솔직히 다른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Black swan 어떻습니까? 보셨다구요? 그 영화, 두 번 봤다 해서 손해볼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글쓴이 : N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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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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